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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헌 원장, "한중 이사갈 수 없는 이웃 넘어 없어서는 안되는 이웃 되어야"

[인터뷰]한중수교 결단 노태우 전 대통령 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

"아버지, 지금 잇지 못하면 역사에 죄 짓는다" 이런 심정으로 중국과 수교 추진 수교의 초심인 상호존중과 신뢰를 다시 새겨야 할 때 미국이냐 중국이냐의 단순한 시대착오적 선택을 지양 국익에 부합하는 유연하고 실용적인 외교 펼쳐야 젊은층의 소통, 교류와 협력 증진 중요 언론이 균형적인 정보, 폭넓고 풍부한 지식 전달해야 시진핑 주석 방한 관계 회복에 큰 역할 할 것으로 기대

노재헌 원장


24일은 한중수교 30주년이 되는 날이다. 한중수교의 최종 결정권자는 지난해 작고한 노태우 전 대통령이었고 그 아들인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은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한중관계 발전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아버지를 대신해 광주를 찾아 5·18 희생자들에게 용서를 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노재헌 원장은 CBS 노컷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한중수교를 이루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었다"며 "덩샤오핑을 비롯한 중국 지도자들과의 직간접 대화를 통해 '양국이 단절된 역사를 지금 세대에서 다시 잇지 못한다면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다' 는 말씀을 하셨던 기억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수교 주역'의 아들로서 더욱 발전된 한중관계의 미래를 열어가야 한다는 사명감이 든다"며 "이사 갈 수 없는 이웃을 넘어 없어서는 안 될 이웃이 되어야 한다는 한중관계 미래의 긍정적인 그림"을 그리는데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 원장은 한국이 미국과 중간에 끼였다고 할 수도 있지만 "좀 더 자주적이 고 능동적인 대외정책을 펼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미국이냐 중국이냐의 단순한 시대착오적 선택을 지양하고 국익에 부합한 유연하고 실용적인 외교를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향국 국민의 서로에 대한 만감은 우려할 만하고 코로나 이후 인적 교류가 중단되면서 서로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이 개선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양국이 공유하고 협력할 수 있는 공동의 가치를 발굴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도 나타냈다. 이를 위해 ▷문화협력 ▷젊은층의 교류 협력 증진 ▷인류 보편적 가치와 이슈에 대한 공동 협력 필요성을 역설했다. 노 원장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을 위해 양국이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 주석의 방한이 양국관계의 회복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일문일답.

- 1992년 8월 24일 한중수교는 아버지인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주요 업적 가운데 하나입니다. 아들로서 수교 30주년에 대한 감회가 남다를 텐데 수교 30주년 소감은 어떠신지요?


=한중수교30주년을 맞이하여 수교 후 30년 동안의 양국관계의 발전과 성공에 감사하는 한편 현재 양국이 처해 있는 도전을 잘 극복하고 더욱 발전된 한중관계의 미래를 열어가야 한다는 사명감이 듭니다. 물론 현재 양국관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고 내외적인 도전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양국은 이사 갈 수 없는 이웃을 넘어 없어서는 안 될 이웃이 되어야 한다는 한중관계 미래의 긍정적인 그림을 그려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수교의 초심인 상호존중과 신뢰를 다시 새기며 미래 협력을 위한 공동의 가치를 함께 발굴하고 발전시켜 가야 할 것입니다.


- 수교 당시 아버님한테 들은 일화나 이후 중국과의 인연, 교류 등에 대해서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아버지는 한중수교를 이루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역사의 단절을 극복하고 중국과의 관계 회복을 통해 외교, 안보, 경제 등 모든 면에서 대한민국의 발전이 이루어진다는 확신이 있으셨습니다. 중국의 덩샤오핑을 비롯한 지도자들과의 직간접 대화를 통해 "양국이 단절된 역사를 지금 세대에서 다시 잇지 못한다면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다" 는 말씀을 하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퇴임후 중국을 방문하였을 때도 한중관계의 진보를 위해서는 양국 모두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더욱 높여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 수교 이후 30년 동안 한중관계는 모든 분야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했습니다. 특히 경제, 사회, 문화 부분의 교류와 협력은 양국에 커다란 이익이 되었는데 두 나라가 비약적인 발전을 할 수 있었던 원인 또는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 양국의 발전 과정에 있어서 서로 보완적인 점이 잘 맞아 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의 개혁개방 40년의 과정과 한국의 선진국 진입에 있어서 양국이 서로에 기여한 점들이 대단히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중국과의 선린관계를 통해서 한국은 안정적인 외교활동을 펼칠 수 있었습니다. 중국 또한 개혁개방의 파트너로서의 한국의 실질적인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구동존이의 정신이 십분 발휘된 시기라고 하겠습니다.


- 중국이 정치 경제 군사적으로 강성해지면서 주변국이 경계하기 시작했고, 미국은 중국의 부상을 저지하는 데 주력하면서 국제정세가 요동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면서 한국이 중간에 끼인 모양새가 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한국은 어떤 대미, 대중 정책을 펴야할까요?


=중간에 끼였다고 할 수도 있지만 높아진 국력과 국제적이 위상을 고려한다면 좀 더 자주적이고 능동적인 대외정책을 펼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현재 국제 질서는 아직 불확실성이 많고 복합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은 미국이냐 중국이냐의 단순한 시대착오적 선택을 지양하고 국익에 부합한 유연하고 실용적인 외교를 펼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가진 경제력과 문화의 힘을 기반으로 국력에 걸맞는 외교정책을 고려할 수 있을 것입니다.


- 한중 국민들 간에 서로에 대한 감정이 안 좋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젊은이들의 상대국에 대한 평가가 상당히 부정적인데 이런 원인이 어디 있다고 보시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 양국 관계와 서로에 대한 민심이 항상 좋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양국 국민의 서로에 대한 반감은 우려할 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코로나 이후 인적 교류가 중단 됨에 따라 서로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이 개선되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이러한 반감의 원인에는 정치적인 외교적인 현상에 원인이 있기도 하고 서로에 대한 이해의 부족이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서로에 대한 반감을 우호적인 민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양국이 공유하고 협력할 수 있는 공동의 가치를 발굴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다음 세가지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첫째, 문화 협력입니다. 미래의 문화협력은 단순한 문화교류를 넘어서 우리가 공유하는 문화 동질성을 바탕으로 각자의 장점을 살려 아시아의 가치를 지닌 문화를 공동으로 창조하는 것입니다. 내것, 네것이 아닌 "우리의 문화"의 공동창조 협력이지요. 이를 위해 한류가 씨앗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중국 또한 좀 더 적극적인 문화 개방을 통해 개방적이고 다양한 융합 문화의 발전에 참여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젊은층의 소통, 교류와 협력의 증진입니다. 최근 양국 젊은이들의 반감이 두드러집니다. 우려할 일이지만 젊은이들의 반감에는 민족적 자부심, 애국주의가 밑바닥에 깔려 있습니다. 이를 국경을 넘어 아시아의 자부심으로 승화할 수 있게 긍정적인 에너지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한중의 협력을 넘어 한중일의 협력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백여년전 안중근의사가 주창한 동양평화론의 정신을 다시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젊은 세대는 온라인 디지털 플랫폼 상에서 소통하고 교류합니다. 현재 온라인 플랫폼은 한중간에 단절되어 있고 확증편향이 부정적으로 증폭되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양국이 새로운 플랫폼을 메타버스 등 신기술을 통해 구현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류 보편적 가치와 이슈에 대한 공동 협력을 통해서도 양국은 미래의 협력 가치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 우리 국민들은 2016년 사드 배치 결정과 배치 이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에 대한 분노와 일종의 공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중국도 나름대로 한국의 결정에 대한 배신감 같은 게 있습니다. 중국은 한류가 자국 젊은이들의 사상을 오염시킨다며 견제도 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은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 국가안보에 대한 정책은 언제나 이해관계가 갈리게 됩니다. 가까운 이웃으로 있는 한중은 크고 작은 정책의 갈등이 상존할 것입니다. 이해와 소통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화이부동의 정신과 신뢰의 정신을 기반으로 끊임없이 소통하고 상대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하는 채널과 메커니즘이 정부, 민간, 학계 등 각계각층에 필요하다고 봅니다. 수교 후 30년간 양국관계는 놀라운 양적성장을 이루었으나 이제 질적인 성장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특히, 민간우호 기반을 충실히 쌓아야만 정책의 변화가 민심의 기저에 영향을 덜 끼치게 됩니다.그런 의미에서 문화 교류와 문화 협력은 더욱 중요성이 큽니다. 중국은 한류 뿐 아니라 문화 개방과 협력에 좀 더 전향적인 자세와 정책으로 아시아 문화 창조의 주역의 역할에 동참해야 합니다. 한국 또한 중국 문화, 특히 현대 중국 문화에 대한 좀 더 적극적인 자세를 통해 중국을 제대로 알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저희 센터도 과거 몇 년간 중국영화 전용 상설관을 운영한 경험이 있지만 이런 노력들이 더욱 많아져야 합니다. 문화 협력을 통한 민간 우호 증진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 이른바 김치논쟁, 한복공정 등은 한국에서 전개 과정이나 진상이 정확하게 알려지거나 공유되지 않은 채 전개되는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한 의견은 어떠신지요? = 저는 문화는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공유하는 것이고 함께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화귀속논쟁은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것이라 생각합니다. 배타적이고 폐쇄적인 문화 소유권의 주장보다는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문화 협력을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하지만 개별적인 지식재산권은 보호되어야 합니다. 저작권 등 문화컨텐츠의 지재권 보호는 양국 문화 협력의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적극적인 협력 – 저작권 공동 발굴, 공동 제작과 유통 등으로 협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중이 협력하여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9. 논쟁의 한 가운데에는 유튜브 등 신흥 미디어들도 있지만 신문 방송 등 전통 미디어들의 책임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한중 관계에서 바람직한 미디어의 역할에 대해서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전통 미디어의 위치가 양국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확하고 풍부한 정보와 지식의 전달이라는 미디어 본연의 역할에 더욱 충실히 해야 한다는 명제는 같다고 봅니다. 미디어가 가치 판단을 유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보다 정확하고 많은 정보와 지식을 제공하고 판단은 독자들이 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언론이 좀더 균형적인 정보, 좀더 폭넓고 풍부한 지식을 양국 국민들에게 전달해 주기를 바랍니다. 뉴미디어는 현재 두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양국이 실제적으로 이용하는 뉴미디어플랫폼이 별개이고 그럼으로써 소통과 교류가 완전히 단절되어 있다는 것이고 이 별도의 세계에서 잘못된 정보들이 확증편향 알고리즘을 통해 강화된다는 것이지요. 이를 기존의 플랫폼에서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서 메타버스를 이용한 새로운 시도를 해봐야 합니다. - 원장님은 지난해부터 한중관계 미래발전위원회 사회문화 분과위원장으로 1년간 활동했는데 미래발전위원회의 논의 내용을 간단히 소개해주실 수 있으신지요? = 지난 1년간 한중간의 여러 차례 회의와 논의를 통해 공동보고서를 채택하고 수교기념일에 양국정부에 보고서를 제출합니다. 지난 30년의 성과를 평가하면서 현재의 문제점도 지적하였고 미래를 위한 협력의 방향성과 구체적인 정책 제언들도 많이 담았습니다. 역시 가장 중요한 우호적인 민심 형성과 신뢰 구축을 위해 문화협력, 젊은층의 협력, 미디어 협력, 씽크탱크 협력 등 전반적인 협력을 강화하자는 한중간의 의견을 모았습니다. - 미래발전위원회에서 많은 논의들이 오갔고 결론도 도출됐는데 중요한 것은 실행이라고 봅니다. 어떻게 실행을 담보할 수 있을까요?

= 양국의 협력이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의지와 확신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당장은 현재 처해있는 여러 도전들의 심각성에 대한 절실함이 될 수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양국 협력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한 확신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미래에 양국 협력을 통해 긍정적이고 실질적인 이익이 공유된다는 믿음과 사례들을 계속 만들어 가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청년층 협력에서 혁신산업협력, 공동투자 등이 성공사례를 만들어 낸다면 이는 지속적인 실행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이번 보고서에는 당위론적 내용보다 실질적이고 실천 가능한 내용들을 담으려고 노력하였습니다. - 전 정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적극 추진했지만 코로나19 등으로 번번이 무위로 돌아갔습니다. 시진핑 주석의 방한이 언제쯤 성사될까요? 그리고 방한을 위한 전제 조건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윤석열 대통령은 시 주석 방한 이전에 중국을 가지 않는 게 맞을까요? = 양국이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시진핑 주석의 방한은 양국관계의 회복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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